금융 핵무기 스위프트 제재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이 금융 핵무기라 불리는 스위프트 제재를 가했습니다. 미국 백안관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고 전략적으로 실패한 것이라는 걸 알려야 한다"라며 러시아 일부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차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스위프트 뜻
스위프트(SWIFT)는 달러화로 국제 금융 거래를 할 때 필요한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영리조직입니다. 1973년 설립된 스위프트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으며 200여국 약 1만 1500여 개 금융기관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일평균 4200만 건의 거래가 스위프트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개인이 해외로 돈을 보내기 위해서는 스위프트(SWIFT) 코드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 결제망에서 제재나 퇴출을 당하면 사실상 해외로 송금할 수 없게 됩니다. 현재 이란과 북한이 핵 문제로 스위프트 제재를 받고 있으며, 이란의 경우 2012년 스위프트 퇴출 후 석유 수출과 무역에 난항을 겪어 치명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스위프트를 '금융 핵무기'라고 표현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스위프트 제재를 사용하자며 주장해왔습니다.
스위프트 부작용
스위프트 제재가 장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서방 역시 손해를 각오해야 하는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이 조치는 실제 핵폭탄처럼 주변까지 초토화시킨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 퇴출을 당하면 다른 나라 글로벌 금융기관도 러시아에 빌려준 자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동안 러시아와 거래가 많았던 독일, 이탈리아 등이 러시아 스위프트 제재 조치에 반대 입장을 보인 이유도 이렇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 조치를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자고 제안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고 수많은 시민 사상자와 수도 키예프가 함락 위기에 빠지자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독일, 이탈리아는 손해를 감수하고도 러시아 스위프트 제재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러시아 스위프트 제재
서방의 러시아 스위프트 제재 카드는 말 그대로 달러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시켜 고립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CBR)은 지난해 러시아 무역 수출 달러 결제 비중이 약 60%를 차지했고 모든 국제 거래가 끊기고 통화 변동성이 확대되면 대규모 자본 유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스위프트 제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구 제재가 본격화된 2014년 이후 탈 탈러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스위프트 대체 금융결제망인 SPFS(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을 가동했고 국제 결제가 가능한 카드 미르(Mir)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CIPS(중국국제결제시스템)과 SPFS를 연계하는데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달러화에서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에 가입한 은행 400여 개는 대부분 러시아계로 서방 주요 은행들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르(Mir) 역시 러시아에서는 거래 비중이 늘었지만 해외에서 미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으로 SPFS와 연계한 CIPS 역시 스위프트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