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법 개정안 입법 예고
농막 규제 강화에 불만 속출
최근 몇 년 사이 전원주택 붐이 불면서 주말 농장용 농지에 농막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농막이란 농사짓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논밭 근처에 간단하게 지은 임시 건물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농막 불법 증축 등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습니다. 그러자 귀농, 귀촌을 준비 중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농막 규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농막 단속 규제법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농지법 개정안이란?
사실 농막은 농작업 중 잠깐 휴식을 취하거나 농자재를 보관하는 곳입니다. 일종의 창고나 휴식처 개념으로 주거는 할 수 없는 시설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지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주말에라도 자연에서 보내기 위해 농막을 개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싼 별장 대신 6평 농막을 개조해 세컨드 하우스나 별장 대용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창고와 침실, 화장실, 부엌 등을 갖춘 조립식 주택 형태의 농막들을 전문적으로 내놓는 기업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농막으로 전입 신고를 하거나 농작업 중 일시적인 휴식을 벗어나는 야간 취침 등을 하면 주거로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농막을 설치할 때 농지로 원상 복구할 수 있는 건축법상 가설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입법 취지에 맞게 활용되도록 하기 위해 농지법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농지법 개정안은 농막 관련 규정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해 농막이 입법 취지에 맞게 활용되도록 하고 사후관리 한계점을 개선, 보완하는 것이 골자로 투기에 활용하거나 별장 등 주거시설로 이용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의지입니다.
농막 주택허가 설치기준
현재 농막 주택허가 설치기준은 농지 면적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면적 20㎡ 이하 농막은 신고만하면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농지 면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660㎡ 농지는 7㎡, 660~1000㎡ 농지는 13㎡, 1000㎡ 초과 농지는 20㎡까지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신발을 벗고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은 농막 면적의 25% 이하로 제한되는데 농지가 660㎡ 보다 작으면 휴식 공간은 최대 1.75㎡로 화장실 한 칸 크기 밖에 되지 않습니다.
- 기준 : 일률적으로 면적 20㎡ 이하
- 변경 : 20㎡ 이하에서 농지 면적에 따라 차등, 농막 내 휴식공간 면적 4분위 1 이하, 농막에서 야간 취침 금지
농막 야간 숙박금지
농막 개정안은 지방 소멸 시대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별장처럼 호화롭게 꾸민 농막은 단속해야겠지만 소소한 농막까지 규제하는 건 지나치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농촌 인구 고령화로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며 현실에 맞는 규제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농촌 일손도 부족한 상황에 농막 숙박 금지까지 규제했다가는 귀촌 인구가 끊기고 장기적으로 지방 소멸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전국 농막 설치 신고 건수만 봐도 2014년(9,175건)에서 2021년(46,057)건으로 약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도시 사람들로 주말농장이나 귀촌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뒤 생각 없이 무작정 눈에 보이는 불만 끄려고 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쓸데없는 야간 취침 규정은 삭제하고 공간 활동도 각자의 사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농막 벌금 수준
새로 변경되는 농막 규정을 위반할 경우 농지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최대 5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벌금 무서워서 누가 농촌에 갈지 의문입니다. 또한 농막 해체와 규정에 맞게 재시공하는 등 원상 복구 명령도 받게 되는데 거의 공산당급 억지에 가깝습니다. 야간 취침 금지는 기존 농막도 적용받습니다. 전업 농민들부터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